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목발 이야기(엘보클러치)

다리를 다치고 세상에는 참 많은 종류의 목발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먼저 가장 친숙한 겨드랑이 목발

우리 “목발”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며 다치면 병원에서 주는 목발이 바로 이것이다.

무게를 팔과 겨드랑이, 흉곽으로 분산하여 지탱하며 안정성 역시 가장 좋은 목발이다.

다만 단점은 너무 커서 차량 승차시 불편하거나 어딘가 기대어 두기도 부담스럽고 움직임이 둔해진다는 것도 불편하다.

나 역시 처음 병원에서 이 목발을 주었으나 거추장스러움에 한번 써보고는 내팽겨쳐 버렸다.

장시간 사용시 겨드랑이를 압박하여 겨드랑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으며 겨드랑이를 지나는 림프선을 압박하여 마비등의 부작용이 올수도 있다고 하는데 일찌감치 내버린지라 나는 경험하지 못하였다.

겨드랑이 목발을 포기한 내가 선택한 것은 조금 더 활동적인 엘보클러치(팔뚝 목발)였다.


겨드랑이 목발보다 좀더 활동적이고 겨드랑이 압박은 없지만 대신 팔의 힘만으로 지탱하기 때문에 좀더 힘이 들고 겨드랑이 목발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훨씬 나은 휴대성과 활동성 때문에 나는 엘보클러치를 주로 사용하게 되어 오늘은 이 엘보클러치를 이야기 해보려 한다.

엘보클러치는 크게 둘로 나누어 진다.
팔뚝 부분을 감싸는 부분이 열려있는지 닫혀 있는지에 따라 나누어지며 위 사진이 오픈, 팔뚝고정대가 고리형태이면 클로즈드 라고 한다.

둘다 사용해 보았는데 오픈 방식은 쓰다가 빠르게 던져뒀다 다시 주워 들고 짚기 편하다.

클로즈드는 좀더 팔뚝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고 손을 사용할 때도 목발이 팔뚝에 걸려 있어 목발을 떨어뜨리거나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오픈 방식을 사용하다가 집 밖에서 핸드폰 등을 꺼내며 자꾸 목발을 넘어뜨려 클로즈드 방식을 추가로 구매하였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클로즈드 역시 문제는 있었다.
우선 팔이 굵거나 두꺼운 옷을 입으면 팔뚝이 너무 빡빡하게 들어간다.
(내경우엔 팔이 굵어 구매한 클로즈드 엘보클러치의 팔뚝고정대를 열풍기로 가열하여 조금 벌려주었다. )

또한 목부분의 관절이 있어 목발이 팔뚝에 걸려있는 채 손을 쓸 수는 있지만, 팔을 좀 많이 올리면 목발이 휘둘러진다.
편의성보다 안정감에 중점을 두다보니 대부분 중간이 분리되어 접히지 않는 것 역시 내게는 불편하였다.

내가 처음 구매하여 사용하던 오픈방식의 엘보클러치가 중간이 분리되며 반으로 접히는지라 이부분이 더욱 불편하다고 느꼈으리라....

하지만 안정감은 클로즈드 방식이 월등하게 좋았다.
팔뚝 지지대가 팔뚝에 딱 붙어있는 듯 일체감이 있었으며 아무래도 중간이 분리되지 않으니 연결부가 흔들리지도 않았다.
재질 자체도 더 튼튼한 스텐 파이프를 사용하여 여차하면 흉기로 쓸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튼튼하였다.

내 생각이지만 겨드랑이 목발이 불편하여 쓰지 못해 엘보클러치를 구매하려고 한다면 자신이 안정성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아니면 활동성과 휴대성에 초점을 맞출지에 따라 클로즈드 또는 오픈 방식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결국 자주 목발을 두고 자리에 앉아야 하고, 대중교통이나 차량 탑승을 자주하는 나는 가볍게 쓰기 편하고 휴대성이 좋은 오픈 방식을 조금씩 개조하며 계속 쓰게 되었다.

무엇보다 손을 사용할때 목발이 이탈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골치 아팠던 것이 손쉽게 손에서 목발을 놓거나 쥘수 있어야 하면서도 손을 쓸 때 목발이 팔에 걸려 있어야 한다는.... 마치 체중은 40인데 키는 2미터이길 원하는 것 같은 상반되는 속성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고무줄로 손목끈을 달아 손목에 걸어보았다.
하지만 이럴 경우 손을 쓸 때 목발이 휘둘러지는 클로즈드 방식과 완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아니, 오히려 클로즈드 보다 더 심하게 목발이 휘둘러지게 된다.

다음은 손목끈으로 단 고무줄에 가방 끈을 달아 목발을 크로스로 매고 다녀 보았다.
손은 편해졌지만 이 가방끈이 또 다른 짐이 되듯 거추장스러웠다.

그래서 다음에는 아래 사진 처럼, 팔뚝 고정대 부분에 구멍을 뚫어 고무줄을 끼우고 다이소에서 산 밴드 스트랩 고리를 연결하게 되었다.


스트랩 고리를 팔꿈치 위쪽에 끼우고 목발을 사용하였다.

그럼 아래 사진처럼 팔을 머리 위로 올려도 목발이 휘둘러지거나 몸에서 이탈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또한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스트랩 밴드를 팔꿈치 위에 끼우는 것도 귀찮고 걷다보면 이 스트랩 밴드가 손목으로 흘러내린다.
무엇보다 클로즈드의 장점인 쓰다가 쉽게 내려 놓았다가 다시 손에 들고 사용한다는 것이 죽어버린다.

그래서 다시 목발을 손보기로 한다.

다른 한쪽 목발은 구매시기가 달라 같은 회사 제품임에도 아래 사진처럼 고무줄을 낄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손을 쓸때 이탈방지를 위해 달려있는 고무밴드이지만 역시나 손을 쓸 때 목발이 휘둘러지고 두꺼운 옷을 입으면 목발 착용이 불편해진다는 아쉬움이 있어 나는 이 고무줄을 빼고 사용중이었는데....


이 고무줄을 끼는 구멍에 다이소산 밴드스트랩을 끼워준다.
(딱 맞는다)


충분히 길게 끼워준다.

어차피 안정감 향상을 위한 체결이 아니라 이탈방지가 목적이니 팔을 넣고 빼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넉넉하게 길이를 잡았다.


그리하여 이제 핸드폰을 쓰거나 팔을 높이 올릴때도 아래 사진처럼 목발이 달랑달랑 걸려 있게 되고 착용도 불편하지 않게 되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고리가 큰 만큼 목발을 쉽게 들고 내려놓을 수 있었고 손을 사용할 때도 목발이 넘어지지 않게 되었으니까 목적한 바는 이루었다 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맞이하고 발뒤꿈치 골절도 어느정도 나아가 ”이제는 목발을 짚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의 목발 방황기도 끝을 맺나 하였으나....


오른발이 다쳐 왼쪽을 과사용하면서 아픈 거라 생각했던 왼쪽 고관절이 두달을 넘게 통증이 지속되어 검사해본 결과 4월 6일, 니는 “무혈성 괴사” 확진을 받게 되었다.
어떤 이유에서 고관절로 흐르던 혈액 순환이 끊겨 고관절의 뼈가 괴사하는 병이라고 한다.
다행히 아직은 관절이 무너지지 않아 일단 3개월을 진통제와 소염제를 먹으며 최대한 관리를 해보자고 한다.
관리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관절로 가는 무게부하를 줄여줘야 한다고 하니 다이어트와 목발 생활은 필수가 되어 버렸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지만 이미 병은 들었고 잘 관리할 수밖에없는지라 이제 끝나나 했던 나의 목발생활은 좀더 길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목발 방황기도 아직은 끝나지 않은 듯 하다.

이어지는 또 다른 목발 삽질은 다음 글로 기약하며 이 글의 미세먼지 팁들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어 나처럼 방황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