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혈성괴사를 앓게 되면서 알게 되었는데 초기단계에서는 진통제와 소염제를 먹으며 무게부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쉽게 이해하자면 관절뼈가 구조적으로 무너지기 전에 관리를 하며 몸이 버틸수 있도록 재조정되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목발 생활은 필수인데 문제는 그날 그날 상태가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날은 목발 없이도 걸을만 하다가도 또 어떤 날은 엘보클러치 두개를 들고 가야 걸을 수 있고 심지어는 하루 중에도 아침에 엘보클러치 하나로 걸을만 했는데 지하철에 앉았다가 내리면 목발하나로는 도저히 걸을 수 없는 날도 있었다.
(무혈성 괴사는 오래 앉아있는 경우 혈류가 막혀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곤 한다. )
그래서 찾은 방법은 엘보클러치 하나에 비상용으로 접이식 지팡이를 하나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것이었다.


접이식 지팡이 판매처
사진처럼 짧게 접히는 형태라 가방에 넣기 편하였다.
외출중 급격히 상태가 안좋아졌을 때 엘보클러치와 함께 보조용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또다른 문제가 생겼으니....
장시간 외출을 하게 되는 경우 엘보클러치를 드는 오른 손바닥과 손목에 무리가 오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체중을 손바닥과 손목으로 지탱하다보니 생긴 문제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장목발(겨드랑이 목발)을 사용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하였다.
장목발은 그 길이에서 오는 불편함에 고민하던 중 아래 링크와 같은 접이식 목발을 알게되었다.
실버백세 엘보 클러치 DH-107 알루미늄 목발 지팡이
내가 이 제품에 주목한 것은 신축되는 겨드랑이 지지대의 결합 방식과 내가 가진 클로즈드 방식의 엘보클러치의 팔뚝 고정대 ㅗ결합 방식이 동일하다는 것이었다.
둘의 크기만 맞으면 평소 엘보클러치로 쓰다가 필요시 장목발로 변형하여 쓸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하나 샀다.

안맞으면 돈을 날리는 것이라 당근에서 만원에 구매하였다.
들고 청와대 앞을 지나다가는 보안요원들에게 제지당할 듯 생겼다.

이제 엘보클러치의 팔뚝 고정대를 뽑아 겨드랑이 고정대 대신 끼워주면 되는데....

끼워는 진다....

그런데 엘보클러치의 팔뚝 고정대 파이프가 가늘어 유격이 발생한다.
이대로 사용할 순 없는 노릇이다.
엘보클러치와 실버백세 목발의 파이프 사이즈를 재어보니 엘보클러치의 아래쪽 파이프는 굵기가 딱 맞았다.

그래서 엘보클러치를 잘랐다.

자른 후 고정 버튼이 걸릴 구멍을 뚫어주고 원래 엘보클러치에 있는 고정 버튼을 이식해준다.

생각한 바와는 다르지만 결합 성공!
구멍의 유격도 없이 안정적으로 잘 결합된다.
이제 이 목발은 부품 교환을 통해 장목발과 엘보클러치로 변신시켜가며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장시간 외출을 해야하는 날. 엘보클러치로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 장목발로 변신하여 사용하고 필요하다면 반대쪽에 지팡이를 함께 사용하여 무게부하를 줄이고 있다.
그런데....

지팡이가 눈에 들어온다.

지팡이 손잡이 부분이 빠지네?

잘라낸 엘보 클러치 파이프랑 사이즈가 맞아보인다?

끼워보니 딱 맞는다!!!
그래서 지팡이도 개조한다!
사용할 지팡이 하단부에 멈춤 버튼이 존재하니 잘라낸 엘보클러치에 구멍만 하나 뚫어주면 된다.

구멍을 뚫고 결합.

이로써 접이식 지팡이는 부품 교환을 통해 엘보클러치로 변신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나의 외출은 가방에 지팡이를 넣고 엘보클러치를 들고 나갔다가 상태가 나빠지면 왼손에 지팡이를 추가로 들거나, 가변형 목발을 엘보클러치나 장목발로 들고 다니다가 상태가 안좋아지면 장목발로 변형하여 오른쪽에 짚고 왼손에는 엘보클러치 부품과 결합한 지팡이를 들어 엘보클러치 + 장목발로 다닐 수 있다.
다만 문제는 가방에 접이식 지팡이와 엘보클러치 손잡이를 들고 다녀야한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수용 가능한 부분이라 괜찮을거라 생각한다.
안정성을 위해서 개조 후, 실내에서 몇일 사용하며 테스트를 하고 외출시 사용하고 있다.
따라하실 분들은 말리지는 않으나.... 개조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하는지라 제가 추천드릴 수 있는 부분은 “비상용으로 접이식 지팡이를 가방에 넣고 다닌다.” 까지 라는 점을 말씀드리며 이런 식으로 쓰는 무모한 인간도 있다 정도로 봐주시길 바란다.
내 경우는 오른쪽 발뒤꿈치 골절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왼쪽 고관절의 무혈성 괴사가 발병한 케이스라 양쪽 목발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궁여지책으로 이런 개조를 했을 뿐 절대 추천하지는 않는다는 점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접이식 지팡이처럼 여러개로 분절되는 엘보클러치가 없는 것도, 내가 한 개조처럼 엘보클러치와 장목발로 변형하여 쓸수 있는 목발이 없는 것도, 모두 의료기의 안전규제에서 벗어난 물건이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결국 야매는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하기 때문에 야매인 것이다.
그럼에도 따라하는 분이 있다면, 아래 주의사항을 꼭 숙지했으면 한다.
1. 파이프 직경 및 내경 완전 일치할 것.
2. 결합부 유격 0에 가까울 것
3. 체중 부하 시 회전/비틀림 전혀 없을 것
4. 버튼 고정이 완전히 체결될 것
위 네가지 주의사항이 충족되지 않으면 목발의 결합부가 휘청거리며 고정버튼이 해제되거나 목발 자체가 접혀 크게 다칠 수 있다.
잊지마라. 당신은 목발 없이 걸을 수 없는 사람이다.
체중을 싣는 순간 목발이 망가지면 남들은 비틀대고 끝날 상황에서도 당신은 넘어질수 밖에 없다.
특히 본문에 접이식 지팡이를 개조하여 만든 엘보클러치는 더욱 위험하다.
저런 방식(고무줄 텐션)의 접이식 지팡이들은 어떤 이유에서 아랫부분이 끼어있는 채 지팡이를 들면 결합부가 분리되면서 접혀버린다.
예를 들어 길에서 하단 고무부분이 배수구 구멍에 끼었는데 모르고 다음 걸음을 내디디며 지팡이를 들었을 때, 지팡이 하단이 배수구에 끼인채 상단만 분리되어 접힐 수 있다.
계단을 오르다가도 계단 턱에 고무 부분이 결리며 지팡이가 접힐 수 있다.
어디까지나 메인으로 사용하는 목발이 있는 상태에서 보조적으로 사용하기 위함이지 절대 단독으로 사용할 만한 물건은 아니라는 점 분명히 하고 싶다.
그 외의 개조 부분 역시 장시간 연속 보행, 빠른 보행, 방향 전환이 많은 환경, 울퉁불퉁한 지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실 이는 일반적인 목발 사용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이다. 나 역시 목발 사용 시 의식적으로 보행 속도를 약 2.2~2.5km/h 수준으로 제한하고, 보폭 또한 평소의 절반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덤: 목발은 가능한 실내용과 실외용을 분리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위생의 문제보다 맨발일 때와 신발을 신었을 때 목발의 높이가 한단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